백신우는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자료더미 속에 파묻혔다. 머리가 복잡했다.
'MH그룹 회장의 딸이라니... 어떻게 이런 걸 몰랐지?'
그녀의 출생 비밀은 단순한 가십거리 이상의 무게감을 지녔다.
이제 그녀의 삶은 단순한 과거 청산이 아니라, 얽히고설킨 음모와의 전쟁터가 되었다.
의문의 침입자
바로 그때였다. 평소 같으면 절대 지나칠 리 없는 발소리가 그녀의 집중을 깼다.
서랍에서 재빨리 권총을 꺼낸 신우는 문 쪽으로 총구를 겨누며 차갑게 말했다.
“누구냐.”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 얼굴에 익숙한 흔적은 없었지만, 어딘가 익숙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는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 날 기억 못하나 보네. 백신우.”
신우의 눈이 좁아졌다.
“넌 누구냐고.”
그는 주머니에서 한 장의 낡은 사진을 꺼내 그녀에게 던졌다. 신우는 사진을 받아들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의 신우와 자신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나는 네 형이다.”
그의 말에 신우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형제라는 존재는 없었다. 그녀는 단지, 홀로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버티며 성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말투는 단순히 거짓을 말하는 사람 같지 않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신우가 차갑게 물었다.
“시간이 없어. MH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들이 원하는 건 너와... 그리고 나야.”
진실의 조각
신우는 남자의 말을 믿기 어려웠지만, 그가 건넨 또 다른 문서에는 MH그룹의 비밀 조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MH그룹은 단순한 기업이 아냐. 그들은 비밀리에 무기를 제조하고 팔아넘기며, 전 세계의 전쟁을 조종하는 핵심 조직이야. 그리고 네 어머니는 그들의 최상위 멤버였지.”
“거짓말이야.” 신우는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단호했다.
“네가 그걸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하지만 진실은 곧 네 눈앞에 나타날 거야.”
남자는 이어서 말했다.
“오늘 밤 12시. MH그룹의 운송 트럭이 몰래 도시를 떠날 거야. 그 안에 중요한 단서가 있어. 네가 직접 확인해.”
운명의 선택
그날 밤, 신우는 홀로 검은 슈트를 입고 도시 외곽의 작은 창고로 향했다.
그곳은 남자가 알려준 MH그룹의 비밀 기지가 있는 장소였다.
적막이 흐르는 공간 속, 작은 창문 틈으로 그녀는 움직이는 트럭을 목격했다.
'여기서 끝내야 해.'
그녀는 숨을 고르고, 트럭 쪽으로 빠르게 접근했다. 하지만 그녀의 움직임을 알아챈 적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발포 소리가 울렸다. 신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며 총을 꺼내 들었다.
“역시 왔군, 백신우.”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 앞에는 MH그룹의 또 다른 비밀 요원이 서 있었다.
다음 회는 신우가 점점 더 깊은 음모 속으로 빠져들며, 자신의 정체성과 주변 인물들의 배신,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서사가 펼쳐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