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의 엔진 소리가 깊은 어둠 속을 울렸다. 백신우는 운전대를 단단히 잡으며 전방에 시선을 고정했다.
도시 외곽으로 향하는 길은 고요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은 전쟁 중이었다.
‘구 공장 지하.’
그곳에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MH그룹의 모든 음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모든 걸 끝내야 해.”
신우는 굳은 결의를 다지며 기어를 올렸다. 트럭은 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침투
구 공장에 도착한 신우는 트럭을 멀리 숨기고 무기를 점검했다.
“탄약 부족...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해.”
신우는 숨을 고르고 공장 내부로 들어섰다.
공장은 오래된 건물답게 썩은 철과 먼지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조용히 발소리를 죽이며 계단을 내려가던 그녀는 곧 거대한 지하 시설의 입구에 도달했다.
입구에는 무장 병력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근처 박스 뒤에 몸을 숨기고 상황을 살폈다.
‘여기서 총을 쓰면 너무 시끄러워.’
신우는 차분히 숨을 고르고, 단검을 꺼냈다. 그녀는 마치 그림자처럼 병력들 사이를 움직이며 한 명씩 처리해 나갔다.
“클리어.”
그녀는 마지막 병사를 쓰러뜨리고 입구로 들어섰다. 안쪽은 예상보다 더 거대했다. 차가운 금속으로 이루어진 벽면과 복잡하게 얽힌 배관들, 그리고 그 중심에 거대한 중앙 제어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머니와의 재회
제어실에 들어선 신우는 눈앞의 광경에 말을 잃었다.
중앙에는 커다란 캡슐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그 안에는 실험체들이 잠들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마치 그녀 자신의 모습을 닮은 듯한 여성의 형체를 담고 있었다.
“왔구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신우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거기에는 그녀의 어머니, 최은경이 서 있었다. 여전히 냉정하고 권위적인 모습이었다.
“엄마...” 신우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게 다 뭐야?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최은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이건 단순히 실험이 아니야. 인류를 진화시키는 일이야. 네가 그 첫 번째 성공작이고.”
“성공작?” 신우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
“나는 엄마에게 버려졌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날 성공작이라 부르는 거야?!”
최은경은 차분히 고개를 저었다.
“버린 게 아니야. 널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던 거야. 네가 이 모든 계획의 중심이었으니까.”
결정의 순간
신우는 어머니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럼 나를 이렇게 만든 이유가 뭐야? 대체 무엇을 위해서야?”
최은경은 손을 뻗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는 내 계획의 마지막 조각이야. 이 캡슐 속에 들어가, 네 유전자를 각성시키면 너는 완벽한 존재가 될 거야. 너는 인류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있어.”
그러나 신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계획에 내 목숨을 바칠 수 없어. 난 내가 선택한 삶을 살 거야.”
최은경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럼 네가 날 막아야겠네.”
그녀는 벽면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순간, 경고음이 울리고 캡슐들이 하나둘씩 열렸다.
안에서 깨어난 실험체들이 신우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너의 선택이 이 모든 걸 결정할 거야, 신우야.”
전투와 결단
신우는 실험체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엄마, 멈춰. 지금이라도 끝낼 수 있어.”
그러나 최은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실험체들과 함께 자신의 계획을 완성하려는 결의에 찬 듯했다.
신우는 그들과 격렬하게 싸우며 점점 제어실 깊숙이 다가갔다.
캡슐을 하나씩 파괴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이걸 멈춰야 해!” 신우는 소리쳤다.
하지만 최은경은 마지막까지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
“신우야, 난 널 사랑해. 그래서 이 모든 걸 한 거야. 넌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야.”
그러나 신우는 더 이상 어머니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눈물을 참으며 어머니가 장치에 연결한 메인 서버를 향해 총을 쐈다.
서버가 폭발하며 시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결국 날 닮았구나.”
그 말과 함께, 시설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끝과 시작
신우는 붕괴하는 시설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무너져가는 공장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였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수많은 의문과 상처가 남아 있었다.
“난 누구지... 대체 어디로 가야 하지?”
그녀는 트럭에 올라탔다.
한 가지는 분명했다.
과거의 유령은 사라졌지만, 앞으로 맞이해야 할 미래는 그녀 혼자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
"새로운 그림자"
다음 회에서는 MH그룹의 잔당들이 움직이며, 신우가 새로운 위협과 맞서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와 앞으로의 삶을 결정하는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